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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이 늙어 갔다.
남원도 덩달아 늙어만 간다.
그래도
1991년 2월 28일 서남대 개교이래 십여 년간
남원 시내는 젊은이들로 북적거렸고
그야말로 생동감이 넘쳐났었다.
그것도 잠시
서남대가 전국의 종합대로 도약하려 할 즈음
2002년 3월 8일 아산 캠퍼스와 분리되면서
서남대는 펴보지도 못한 채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거리에 젊은 생동감도 서서히 저물어갔다.
당시
남원 시민들의 안일했던 사고방식과
사학재단의 돈벌이용 정경유착 먹이사슬 같은
복합적인 힘의 논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아산으로 뺏기지 않도록 사력을 다하지 못했던
지역의 똥폼 잡는 잔챙이들이 야속할 뿐이다.
지금은
재단 비리로 인해 존폐 기로에 선 서남대가
남원의 흥망성쇠를 쥔 듯하여 가슴 서늘하다
의과대만 쏙 빼가려 한다든지
의과대만 콕 집어 살리려는 작태에 좌불안석이다.
이정현 지역구 순천대
박지원 지역구 목포대
부실 부실한 명지의료재단
임대 아파트 건설사 부영
저마다 쌍심지 키고 달려들더니
느닷없이 부영이 포기한다며 나가떨어지고
결국, 부실한 명지의료재단이 낙점되었으나
그마저도 슬그머니 없던 일 되었다
부영이 포기했던 건 세무조사 때문에
그랬으리라 짐작만 하고 있다.
2017년 6월의 인수전은
삼육대와 서울시립대가 나서고 있지만
교육부의 결정이 연기되어 예측불허 난망이다
제발 남원이 흥하고 성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발 벗고 나서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럴 때, 어머님 품 같은 지리산 정기를 받고
큰그릇 된 남원산 지도자가 한 명만이라도 있었다면
얼마나 더없이 좋았을까?
그저 설레발, 자화자찬의 잔챙이들 뿐이니...
헛발질에 헛꿈만 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것은
이런 쇠락해 가는 촌구석에
종합대가 두 번 다시 들어오기 어려울 테니
기어코 의과대를 살려내서
남원 캠퍼스를 온전히 지켜내는 것이며
이왕이면 아산 캠퍼스까지 남원으로 이전시켜
당당하게 전국 종합대학으로 우뚝 서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젊은이들 6,000명은 거뜬할 텐데.
그래야
광치동 흉물스럽게 텅 빈 건물에 사람 소리가 넘치고
향교동 도통동 거리에 젊음의 끓는 피가 요동칠 것이니
노쇠의 길로 들어선 남원의 미래가 청춘의 왕성함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언뜻 춘향 터널 뚫기 전 뜬소문이 생각난다
어느 지관인지 무속인인지 춘향 터널을 뚫게 되면
기가 그쪽으로 모두 빠져나가 남원에 이로울 게 없으니
절대 춘향 터널을 그쪽에 뚫어선 안 된다는 그 말 떠오른다.
하필이면 서남대 위쪽에 춘향 터널이 뻥 뚫려 있다니...
별별 생각 다 드는 남원의 현실이다. ㅎㅎ
2017년 누리달 나흘
목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