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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망각의 동물.
누구나 한 번쯤 다녀왔을 법한 해외여행길 이제야 그 길 나서본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고 평생 추억으로 남을 첫 장거리 태국 해외여행을 기억 속에 희미하게 잊히지 않으려 글을 남긴다.
사실, 이 번 태국 여행은 둘째 아들이 과외하면서 번 돈을 부모님 해외여행 보내드린다며 1년 동안 알뜰살뜰 적금 든 150만 원과 용돈하라며 30만 원 보태준 큰아들, 두 아들의 피 같은 자금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 큰아들은 공군 제대 후 학교를 갈아타서 청주교대 2학년에 재학 중이고, 둘째는 대구과학기술원(DGIST)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두 아들 모두 직장인이 아니고 학생 신분이기에 해외여행 보내준다는 말에 난감했었고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다. 자식들이 한참 젊고 혈기 왕성한 나이에 연애도 해야 하고 사사로이 들어가는 생활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그러한 돈을 쪼개고 모아서 효도여행 보내 준다는 것에 대견하기도 하였으나 부모 입장에서 벼룩의 간을 빼먹는 것 같아 못내 불편함이 있었다. 몇 번 거절하였지만, 둘째 하는 말이 이번에 안 가시면 나중에 돈 벌어도 두 번 다시 안 보내준다는 말과 집사람이 "그냥 다녀옵시다" 채근하는 바람에 못 이기는 척 "알아서 해" 승낙하고 말았다. 엄밀하게 따져, 내가 안 간다고 하면 나를 떼어 놓고 혼자라도 갈 기세였기에 삼식이는 그게 무서워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1993년 9월 12일 제주도 신혼여행을 기점으로 비행기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
집사람과 연애시절에 나와 결혼하면 돈 많이 벌어 10층짜리 건물 짓고 해마다 제주도 여행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입발림 같은 바램으로 주문을 걸곤 했었다. 덕분에 총각 귀신 될 뻔한 나를 국보급 천연기념물 삼식이로 둔갑시켜 내조해준 집사람의 그 놀라운 희생에 감사하고 감탄할 뿐이다. 이제껏 살면서 제대로 여행 한 번 못 시켜준 미안한 맘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그 응어리를 두 아들의 효심으로 말미암아 조금이라도 풀어 줄 수 있어 내심 흐뭇했었다.
여행을 다녀오기로 결정된 순간부터 내가 할 일은 딱히 없었다. 마지못해 승낙한 듯해놓고 들뜬 기분으로 즐거워하며 내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사람은 아이들이 효도관광 제안할 때부터 격하게 좋아하고 살짝 흥분된 감정이 있었기에 일정부터 준비물, 화폐교환, 날씨, 문화 같은 세밀한 내용을 인터넷 검색으로 달달 외울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나는 그냥 시키는 대로 필요한 물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주기만 하면 됐다. 왜냐하면, 가는 날까지도 내키지 않은 듯 시큰둥 내숭을 떨고 있었기에 적극적일 수 없었음을 고한다.
2017년 5월 16일 태국여행 출발
KTX: 오전 11시 26분 출발 -> 오후 2시 32분 인천 국제공항 역에 도착하여 냉면과 우거짓국으로 점심 먹은 후 여행박사 면담하고 각종 서류 받고 자동 발권기에서 창가 쪽으로 좌석 변경하여 발권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인천에 있는 처남이 공항으로 배웅을 나와 누나 맘껏 즐기고 오라며 50만 원 환전하여 용돈을 주고 갔다. 그 며칠 전에 집에 와서 50만 원 여행 경비를 주고 갔는데 또, 주고 가니 몹시 미안한 마음에 할 말을 잃었다.. 처남이 돌아간 후 입국 수속 마치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출국장은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가 없는데 비행기 출발 시간이 19시 40분이라 남은 시간 2시간 30분 정도 시간을 때워야 했다. 출국장 내에 있는 각종 면세점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눈요기하며 돌아다녔는데 며칠 전부터 느닷없이 무릎이 아파 걸어 다니는데 불편함이 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담배를 맘껏 피우지 못해 금단 현상이 있었는데 출국장 안에 흡연소가 있길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또한, 우리 부부는 어디 여행이라도 가려고 맘먹으면 언제부터 생긴 증상이니 모르겠으나 다뇨 다변 때문에 공포심을 갖고 있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결정하기까지 이 다뇨 다변 생리현상이 가장 두려웠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출국 심사하기 전에 담배 한 모금 빨려고 나왔다가 인천공항 앞 전경을 찍어 봤다.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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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간을 기다리면서 지루함과 긴장감 속에 한 컷 찰칵. (참 희한하다. 내가 찍으면 밝게 잘 나오는데 집사람이 찍으면 이상하게 얼굴이 어둡게 나온다. 아래 집사람 사진 보면 이해 갈 것임. 찍을 때마다 잘 찍어달라 부탁해도 소용없길래 이젠 포기 상태.)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LG Electronics카메라모델명LG-F600K촬영일자2017:05:16 18:09:17감도(ISO)50촬영모드자동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중앙부중점측광노출시간1/60조리개 값f/1.8촛점거리442/100노출보정0/6플래쉬Not Fired화이트밸런스Manual사진 크기1100 X 1956원본사진 크기5312 X 2988
요 녀석이 대한항공 KE659 편으로 우리 부부를 태국으로 데려다줄 비행기입니다.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LG Electronics카메라모델명LG-F600K촬영일자2017:05:16 18:21:17감도(ISO)50촬영모드자동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중앙부중점측광노출시간1/510조리개 값f/1.8촛점거리442/100노출보정0/6플래쉬Not Fired화이트밸런스Manual사진 크기1100 X 619원본사진 크기5312 X 2988
드디어 탑승하여 이륙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봤다. (해가 넘어가 어둡지만 아직은 어슴푸레 보인다...)
19:40분에 움직이기 시작하여 활주로까지 가는데 2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영상에 보이는 바다는 아마도 인천공항 옆에 있는 영종도가 아닌가 싶다. 좌석이 꼬리 부분 근처 창가였는데 비행기 엔진 소음이 이렇게 시끄러울 줄 정말 몰랐다. 완만하게 상승하더니 어느덧 적정 고도에 올랐나 보다. 좌석 뒤에 부착된 터치스크린에서 항공 정보를 확인해 봤다. 고도는 꾸준하게 12,000m 안팎으로 오르내렸고, 속도는 시속 980km 안팎으로 오르내리며 큰 변동 없이 비행하였다. 비행하는 도중에 수시로 기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상기류 때문에 기체가 흔들릴 수 있으니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이쁜 스튜어디스의 목소리였다.
제주도 신혼여행 때는 비행시간이 짧아 이상기류로 한 번인가 심하게 기체가 흔들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태국 도착할 때까지 근
6시간 정도 무슨 놈의 이상기류가 그리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베트남, 라오스, 태국 영공을 지날 때에는 거의 2시간
내내 이상기류였다. 비행기 위로 초롱초롱한 별빛이 쏟아질 듯 반짝거린다. 하나하나 따먹고 싶을 만큼 크고 맑고 선명한 별빛이 달달하게 느껴진다. 비행기 아래는 온통 먹구름이다. 동쪽인가 싶어 바라보면 서쪽에서 빛을 밝힌다.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번갯불 번쩍이며 천둥소리가 귓가를
요동쳤다. 땅에서 보는 번개와 구름 위에서 감상하는 번갯불의 느낌이 달랐다. 신비롭고 경이로운 자연 현상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제정신이 돌아오매 기후의 영향인지 이상기류로 인해 기체가 좌우로 흔들리고 갑자기 비행기가 푹 꺼지고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탄 기분이었다. 버스만 타도 멀미로 울렁거리는데
이러다 비행기 추락하지 않을까 덜컥 겁이 날 정도였으니 그저, 빨리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하기만 기다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쪽잠 한 번 못 자고 뜬눈으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비행기를 열 번은 타봐야 적응되려나 모르겠다.
시계는 돌아가고 시간은 흘렀다. 고도가 완만하게 낮아지면서 저 아래 방콕의 야경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착륙할 즈음 방콕의 야경을 찍어봤다. 진동이 심하여 선명하게 찍지는 못 하였다. 생각보다 불빛이 화려한 듯하여 내심 놀랐다.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LG Electronics카메라모델명LG-F600K촬영일자2017:05:16 23:35:09감도(ISO)2450촬영모드자동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중앙부중점측광노출시간1/9조리개 값f/1.8촛점거리442/100노출보정0/6플래쉬Not Fired화이트밸런스Manual사진 크기1100 X 619원본사진 크기5312 X 2988
태국 시간으로 23:40 분쯤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서울보다 2시간 정도 늦기 때문에 한국 시간은 17일 01:40 분쯤 되었으리라. 막상 내리고 보니 인천공항을 모델로 설계한 수완나품 공항이 이렇게 큰 줄 몰랐다. 출국장까지 걸어가는데 20여 분 걸었던 것 같다. 출국장에 도착해서 수많은 여행객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똑같은 색상의 유니폼에 똑같은 캐리어 가방을 소지한 시끄러운 언어의 중국인들이 족히 2천 명은 넘어 보인다. 중국 다단계 회사 판매 사원들이라고 가이드가 알려줬다. 방콕은 지금이 비수기인데 사드 여파로 한국으로 갈 중국 관광객이 전부 태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다. 길게 늘어진 출국 심사 대기자들과 더디기만 한 출국 심사로 인해 기다림에 지쳐만 갔다. 이래서 해외여행은 젊을 때 다니고 국내여행은 나이 들어 다니라는 말이 생겼나 보다. 출국 심사 마치고 수화물 캐리어 찾아 C4 출구에서 여행사 현지 가이드 만나기까지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된 듯하다. 이제야 숙소로 갈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피곤이 몰려온다. 가이드를 따라 공항 밖으로 나와보니 이게 뭔 일인가. 비가 억수로 내리는 게 아닌가. 거기에다 우리 일행이 22명인데 한 여행사가 아니라 네 곳의 여행사가 합쳐진 일행이라 비행기 시간이 각각 달라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행이 있었던 것이다. 그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 마이 갓~~ 폭우, 기다림, 피곤함, 무릎 통증, 괜히 왔나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한다. 한 시간을 기다려 일행 모두 집합할 수 있었다. 관광버스에 올라 숙소인 MA BKK HOTEL로 출발했는데 왜 이리 멀기만 한지 30분 정도 소요된 것 같다. 버스 안에서 너무 졸려 잠을 청하려 하는데 현지 국산 원병인 가이드가 주의사항과 일정을 말하면서 잠을 못 자게 나무란다. 헐~~. 현지 시간으로 3시쯤 도착하여 방 배정한 후 국산 가이드 왈 6시쯤 기상하여 아침 식사를 완료하고 7시 20분에 여행지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나 되냐. 잠 잘 시간이 3시간 밖에 안 되잖아. 급한 마음에 룸에 들어가 세수만 하고 잠을 청하였는데 웬 자동차 소음이 이렇게 요란한지 창밖을 내다 보았다. 살다 살다 룸에서 20미터 정도 떨어진 바로 옆에 2층 고가도로가 있지 않은가. 방콕 놈들은 이 시간에 잠도 없나 뭔 차가 그리 많이 다니는지...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
일행 기다리다가 공항 밖으로 나와 담배 한 모금 빨면서 공항 건너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EXIF Viewer카메라제조사LG Electronics카메라모델명LG-F600K촬영일자2017:05:17 01:28:45감도(ISO)350촬영모드자동노출모드Auto exposure측광모드중앙부중점측광노출시간1/24조리개 값f/1.8촛점거리442/100노출보정0/6플래쉬Not Fired화이트밸런스Manual사진 크기1100 X 619원본사진 크기5312 X 2988